오뚝이처럼 다시서는 사람들

속이 아름다운 사람
어느덧 늦가을의 정취가 새벽공기를 타고 가슴속 깊이 들어온다. 저만치 겨울의 문이 열리고 있다. 겨울이 오면 동네 어귀에 늘어선 나무에 무성한 단풍잎이 하나둘 떨어져가고 여기저기 흙 갈색 가지들이 들어난다. 하지만 나무들은 단풍 옷을 앗아가는 겨울을 고마워한다. 겨울은 나무를 보존해 주기 때문이다. 나무의 힘이 바깥 표면에서 소모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나무의 수액을 속으로 더 깊은 곳까지 점점 더 깊이 들어가게 해주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나무에 붙어 서식하는 온갖 해충들을 얼어붙게 한다. 더 강인하고 탄력 있는 내성을 갖추어 가게 한다. 겉보기는 앙상한 가지처럼 메마른 겨울이 오늘은 내가 찾아왔다. 수많은 결점과 오점과 약점과 불완전함이 드러나는 인생의 겨울 속에서 속을 다지라 하신다.

오뚝이처럼 다시서는 사람들
주와 같이 생각하며 호흡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겨울나무와 같다. 그토록 꿈꾸며 바랐던 희망이 사라지고 절망의 겨울이 밀려와도 오뚝이처럼 다시서서 내일을 바라보는 사람들. 지나간 따뜻한 봄날. 이른 새벽부터 입가에 찬송을 머금고 새록새록 돋아나는 풀잎처럼 세상을 싱그럽게 삶을 희망으로 새겨가는 소중한 이들. 저들에게도 뜨거운 여름이 있었다. 9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숨을 타고 심폐 깊숙이 찾아들지만 영혼의 호흡은 늘 항상 고른 사람들. 이제 가을이 왔다. 가슴 설레는 단풍의 계절이다. 주가 주신 자연 속에서 숨을 쉬며 영혼의 산책을 함께 한다. 주님이 숨쉬는 자연 속에서 저만치 북풍한설을 몰고 오는 겨울을 향해 양팔 벌려 품으리라 다짐해본다. 고독하다, 외롭다, 가슴이 시리다 말하기 전에 십자가를 품고 다시서는 오뚝이가 되어보자.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예수님은 겨울나무와 같다. 흠모할만한 아름다움이 없으셨으나 그 속에 나를 위한 보혈과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담고 계셨다. 내 죄를 지시고 오르신 십자가는 내 삶을 새롭게, 내 속을 아름답게, 내 삶을 향기롭게 하셨다. 부끄러움은 가려주시고, 연약한 담력에는 힘을 담아주신 주님. 오늘은 주님의 눈길이 내 가슴을 해 집고 들어오신다. 묵었던 걱정거리, 염려거리, 절치부심의 고민거리를 모두 꺼내어 은혜로 닦아주시고, 말씀의 깨달음으로 조여 주시고, 성령의 기름 부으심으로 활기를 되찾게 하셨다. 그렇다. 염려하지 말자. 의인은 일곱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이들이다. 우리는 의인이다. 다시 일어나자. 자리를 털고 다시 일어나자. 그리고 저기 앞서 가시는 주님의 발자국을 따라 한걸음씩 떼어가자. 주님의 희망찬 옷자락의 펄럭임을 따라 설레는 내일의 꿈을 다시 붙들자.

“모든 은혜의 하나님 곧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부르사 자기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 이가 잠간 고난을 받은 너희를 친히 온전케 하시며 굳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케 하시리라”(벧전5:10).

 

 

최순철 - 11/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