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의 하프타임

목회의 전반전
1984년 6월 3일. 서울 길동은평교회 찬양지휘와 주일학교 전도사로 처녀 부임한 사역이 올해로 만 21년이 지났다. 82년 전진군인교회 군종사병으로부터 시작된 전도사생활을 포함한다면 오는 새해가 사반세기를 지나는 샘이다. 25년이라는 시간을 목회현장에서 성도들과 함께 했다. 목회자의 경우, 목회의 전반전은 보통 부교역자로서 수련 과정을 거친다. 일찍 개척해 독립목회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의 경우 목회 전반전은 신학교에서 학습한 이론과 실제를 적용하면서 20-30년의 후반전 목회를 준비한다. 로뎀교회를 개척하여 올해로 10년째인 이민목회로 볼 때 이제 전반전을 보낸 것 같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겪고, 자책도 하면서 넘어지고, 흔들리고 때론 뒷걸음치면서도 아직까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면 먼저는 주님의 은혜요, 그 다음은 성도들의 인내라 여겨진다. 축구에서 전반전을 마친 선수로서 몰아쉬는 거친 숨결처럼 나에게도 거칠어진 숨결을 스스로 느낀다.

목회의 하프타임
목회위기는 내게도 예외가 아니다. 세상의 분주한 가치들이 사역의 한복판에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본다. 사역을 지치게 한다. 마음을 고단케 하는 현실 속에서 몸부림치지만 몸은 더욱더 깊은 늪 속으로 들어가듯 숨이 차온다. 시간은 흐르고 목회의 성숙도는 보이지 않고, 성도들에게는 미안하고 하나님께는 송구스럽다. 맑고 깨끗한 은혜의 영성으로 무장했던 개척 초기의 초심을 꺼내 닦고 조이고 기름을 칠해본다. 목회의 하프타임. 목회 탈진과 성장 정체, 꿈의 좌절과 어두운 세력의 함정으로부터 도약을 위한 거룩한 쉼이 필요하다. 애굽 궁궐 40년 인생의 전반전을 공주의 수양아들로 살았던 모세. 도망을 위한 탈출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한 탈출이었던 모세의 광야생활은 모세 인생의 하프타임이었다. 2백만 백성을 가나안 복지로 데려가기 위해 먼저 40년 광야 생활의 하프타임을 통해 새로운 사역자요, 지도자로 거듭난 것이다. 내게도 하프타임이 필요하다.

목회의 후반전
21세기 목회 페러다임은 참으로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셀교회운동, 각종 제자훈련기술, G12나 알파코스, 등 다양한 목회 페러다임이 개발되고 있다. 내가 신학을 공부할 당시 만해도 이런 과목은 커리큘럼에도 있지 않던 것들이다. 지난 4,5년간 한국을 오가며 시대를 감당할 수 있는 목회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접하면서 내게도 발전된 목회 페러다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 나이 46세 중년. 중년기의 위기는 신체적으로 느껴지는 노화가 시작하는 시기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에서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외부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정상에서 내려올 준비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안정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모험을 시도할 것인가로 고민하는 시기이다. 나는 모험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마지막 때를 위해 새워진 교회답게 숨겨진 칠천의 무리를 신령한 복음의 나팔수로 세상에 드러내야할 사명이 있기에 비전을 포기할 수 없다. 멈출 수 없다. 나는 가야만 한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로뎀의 지체들이 하나 되어 오늘까지 함께 했기에 나는 더욱더 가야한다. 비전의 정상을 저들의 발로 밟게 해야 하기에 오늘도 일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외치는 것이다. “로뎀의 비전자들이여! 꿈의 정상을 탈환하라! 십자가의 깃발을 정상에 꽂으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11:28-30)

최순철 - 01/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