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벗이 있는 사람

나에게는 참 벗이 있다. 떨어져 살아도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해가는 친구들이다. 나보다 나를 더 아끼는 사람들이다. 참 벗은 향기가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벗의 마음에 그윽한 정취를 맡게 한다. 참 벗은 겨울에 금불지핀 아랫목 같다. 삶이 아무리 고단해도 하룻밤 머물고 나면 모든 피곤을 잊게 해주고 다시금 일어서게 하는 용기를 준다. 참 벗에겐 빛이 있다. 그의 주위엔 언제나 밝은 웃음이 있다. 나를 웃게 한다. 나마저 빛나게 한다. 갈등 속에서도 빛나는 극복의 비결을 배우게 한다. 참 벗에겐 넉넉한 옷자락이 있다. 나의 약함을 말없이 덮어주며, 약함이 강함 되도록 품어준다. 날 품음으로 오는 자신의 가슴앓이는 누구에게도 들키는 법이 없다. 사람다움으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간다. 참 벗은 이른 아침 맺히는 새벽이슬 같다. 내 소원을 자기 소원처럼 새벽성전에 무릎으로 아뢰는 눈시울이 있다. 내 사정을 자기 사정처럼 돌보려다 흘리는 구슬땀이 있다. 소홀함 없이 진실하게 교통하고, 그의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그가 있게 하라.

로뎀 성도들이여. 이웃의 참 벗이 되어 그들의 삶에 빛을 주어라. 빛바랜 금반지의 빛을 위해 쇠기둥의 마찰을 통해서 빛이 서리듯, 서로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라. 나의 애통함으로 그에게 위로를 얻게 하라. 애통은 마음을 빛나게 한다. 빛나는 마음은 얼굴을 통해서 세상 속으로 드러난다. 내안에 없어야 할 것이 있음을 인하여 애통하라. 가슴 한 구석에 꽈리를 틀고 들어찬 자만심, 가시덤불이나 엉겅퀴처럼 서식하는 욕심, 세상을 향해 기울어진 마음,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드는 미움과 시기를 인하여 애통하라. 현실에 대한 불안감, 열등감, 초조감은 불신앙의 찌꺼기들이다. 이것들을 털어내기 위해 기도하라. 애통의 눈물엔 영안을 띄우는 하늘의 은총이 서려있다. 친구의 가슴에 주님의 얼굴을 새겨주어라. 그 얼굴로 주를 보게 하라. 다니엘의 친구들처럼 주님의 얼굴을 빛나게 하라. 어둠의 세력을 꿇게 하라. 불같은 시험이 몰고 온 위기를 한없는 인내함으로, 잔잔한 온유함으로, 촉촉한 차분함으로 끝까지 살아남으라. 그리하면 내일에 빛나는 소망을 이루게 되리라.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잠27:17)

최순철 - 0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