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앞에선 남편

며칠 전. 대장암 투병중인 윤은미 집사님을 위해 가정방문을 했다. 싱크대 앞에서 남편이 그릇을 씻고 있었다. 지난 14년간 함께 신앙생활했지만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아내를 섬기고 싶어서요’라고 짤막하고 나지막히 내 뱉는 단초의 한마디. 마음 깊은 곳에서 진솔함이 배어있는 소리였다. 그동안 친정어머니의 간호와 고모께서 간병에 힘써 준 시간들. 조금 있다가 다시 오시겠다는 장모님께 ‘제가 해 보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던 사위. 그가 지금 설겇이를 하고 있다. 로뎀가족들 모두 한 마음으로 이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새벽마다 목장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윤은미집사님의 안부를 묻는다.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관심을 보이는 손길이 참으로 고마워진다. 작은 여유로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밑반찬을 만들어 주는 이. 병원을 오가며 함께 하는 이. 틈만 나면 한걸음에 달려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 모두 고마운 손길이다.

요리책을 펴들고 아내를 위해 뭔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한 숟가락이라도 손수 만든 음식을 들게 하고 싶은 남편의 정성은 투병중인 아내의 몸속에서 엔돌핀을 솟아나게 할 것이다. 잠깐 후면 장모님이 오시겠지만, 그래도 주의 종의 눈에 비친 저들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에 감사했다. 충분히 걱정스럽고, 염려스럽고, 고통스러울 현실인데, 이겨내고 있다. 기도하면서 은혜를 사모하면서, 힘든 몸을 이끌고 주일예배를 출석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 안나산기도원에서 가진 철야산기도에도 남편과 아내와 고모님과 막내 준이가 함께 했다. 그곳에 함께 했던 성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시간이었다. 주님 앞에 더욱더 가까이 다가서는 이 가정을 보면서 시련과 역경에 맞서 당당히 해쳐나가는 성도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을 찾아보았다. 고난후에 올 영광을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로뎀 가족 모두 함께 승리하는 그날까지 같이 동행하리라 약속한다. “임재호집사님, 윤은미집사님 힘내세요. 우리가 그리고 하늘 아버지가 여기 이렇게 함께 하시기에 힘을 내세요 !”

최순철 - 03/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