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주는 열매와 무게

지난 금요일 밤. 전교인 산상철야기도회로 다녀왔습니다. 초가을 입지에 봄비 같은 부슬비가 달리는 차장에 흐드러지는 모습에 움직인 마음은 어느새 창문을 내리고 한 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손가락 사이로 젖어드는 빗방울들은 가슴까지 툭툭거리며 스며드는 듯 했습니다. 합승을 하고 하나 둘 모여드는 성도들을 보면서 종의 마음에 드는 흐믓함을 채우며, 하늘 아버지께서 드시는 기쁨은 어느 정도실까 생각했습니다. 올라 올 때마다 어김없이 채워주시는 은혜로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늦은 밤 불빛도 없고, 민가도 없이 오로지 나무와 수풀로 우거진 산속을 해치고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그리고  목이 쉬도록 부르짖고 외친 기도 소리로 구름 덮인 하늘도 뚫고 하나님의 보좌를 넘어 그분의 가슴을 울려 드림직 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 세분이 노인 아파트에서 참석하셨습니다. 두 분은 몸이 불편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만은 건강하셨습니다. 기억 속에 떠오르는 찬송들을 앞서 거니 뒤서 거니, 불렀던 것을 또 부르면서도 처음 부르는 듯 진지하게 노래하셨습니다. 이분들을 모시고 사는 이런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산 기도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이었습니다. 모두가 잠든 이 시간에 종의 마음을 그리는 한 줄기 생각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시간’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시간에도 열매가 있고, 시간에도 무게가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기도를 드리며, 찬양을 가슴 깊이 드리고 내려온 그 시간이 어찌나 무게 있게 종의 가슴을 채워주시는지 참 감사했습니다. 세상 속에서 일상의 평범한 삶을 살아도, 그 삶의 목적이 하나님께 있다면 이는 분명히 무게가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세상을 벗하고, 세상의 것들 속에 빠져 살아가는 시간은 흩어 이내 사라지는 먼지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 복되다 하신 말씀처럼, 흩어 구제하며 사랑하기 위해 움직이는 그 순간순간들은 시간의 열매와 무게를 달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새벽 2시경. 새벽이슬에 젖어진 몸이어도 마음은 날아갈듯 웃고 있는 내 모습에 가슴을 쓸었습니다. 저는 함께 할 수 있는 여러분이 있어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최순철 - 1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