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저희들이 지켜내겠습니다.

이번 백령도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인명구조작전에 투입되었다가 순직한 한주호 준위는 52세로 내년이면 전역을 할 사람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 몇 사람 안 되는 최고의 UDT요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생애를 마감했습니다. 그만큼 힘든 싸움이었기에 그랬을 것입니다.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가능했는데, 한 준위마저도 힘겨운 싸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렇게 인명 구조의 현장에서 삶을 마무리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간 것은 아픔이고 슬픔이지만, 그가 남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는 우리 모두를 흔들어 깨우는 감동이었습니다. 한 준위는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아내가 울고, 그의 아들도 울고, 그의 딸도 울었지만, 한준위의 장례행렬에 함께한 천명의 UDT 후배들, 수만 명의 조문자들. 그리고 대통령마저도 찾아와 손잡아 주는 특별함은 그가 그만큼 삶에 있어서 값진 생애를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3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열린 고(故)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이 끝나고 태극기 덮인 관(棺)이 체육관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해군 UDT(특수전여단) 문석준 중령이 운구 행렬을 가로막고 외쳤다. “고 한 준위님을 이렇게 보내기 못내 아쉬워 UDT 예비역과 현역 장병들이 고인이 즐겨 부른 군가 ‘사나이 UDT가(歌)’ 1절을 합창한 뒤 보내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사나이다. 강철의 사나이. 나라와 겨레 위해 바친 이 목숨. 믿음에 살고 의리에 죽는 사나이. 나가자, 저 바다 우리의 낙원. 아, 사나이 뭉친 UDT. 이름도 남아(男兒)다운 수중 파괴대.’

영결식 공식 일정에 없던 군가 합창이었습니다. UDT 대원들은 주먹 쥔 오른팔을 흔들며 고인에게 노래를 바쳤습니다. 검게 그을린 대원들의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뒤덮였 있었습니다. 천안함 실종 장병들을 구하기 위해 ‘저 바다 우리의 낙원’에 뛰어들었다 순직한 ‘사나이 한주호’는 35년 동안 수없이 부른 노래를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했습니다. UDT 김창길 준위는 추도사에서 “우리는 결코 선배님을 잊지 않을 겁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선배님이 사랑했던 이 바다를, 선배님이 잠들어 있는 이 조국을 반드시 저희들이 지켜내겠습니다”고 다짐했습니다.

우리들에게도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소중한 보물들, 잃어버리고 싶지 않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우리는 지키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진정 우리가 이 땅에서 지켜야 할 가장 귀한 그것은 영혼입니다. 빌라도 앞에서 사형 언도를 받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께서 사단의 궤계에 빠져 가신것 처럼 보이지만 다 알고 계셨습니다. 알면서도 가셨습니다. 그리고 알고 계셨기에 사단을 무너뜨릴 부활의 비밀을 십자가속에 감추어 두신 것입니다. 그 속에 우리들의 영혼까지 담아 천성으로 향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그분의 유언을 받들어 이 땅에 남은 영혼들을 지키고, 복음을 지키는 수호자로서의 삶에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해 봅니다.

최순철 - 04/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