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이사. 그 설렘이 가득한 얼굴들

2010년 7월 24일 토요일 새벽. 새로운 예배처소로의 이사를 위해 모여든 우리들의 입가엔 알사탕을 오물거리듯 단물이 흘러 넘쳤다. 미소를 머금은 행복한 얼굴들이다. 친교실 구석구석마다 세제를 풀어 해묵은 얼룩들을 닦아내는 어머니들의 손길은 하나님을 향해 춤을 추는 몸찬양같았다.

이마에 흐르는 구슬땀 훔쳐가며 젖어가는 아버지들의 등판엔 어느새 세계지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저마다 지닌 은사대로, 실력대로, 안목대로 협력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향한 이해와 알아감에 진보를 맛보았다.

지난 7월 22일(목요일) 저녁. 때늦은 시간에 핸드폰이 진동하고 있었다. 11시 30분이었다. 아들이었다. 아들의 첫마디가 “아무리 바쁘셔도 전화는 받아 주셔야지요?”라며 볼맨소리를 했다. 꽤 여러 번 전화가 울렸었다. 상담을 하던 중이라 받을 수 없었다. 나름 이유가 타당했지만 전화를 걸어온 아들의 입장에서는 다급했던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 아들 미안해, 아빠가 상담중이어서 받지 못했어!”. 바쁘게 통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인즉, “빨리 교회 문을  열어 주세요”란다. 영어권 자녀들이 금요기도회를 마치고 장비가 가득한 흰색 트럭을 몰고 교회로 온 것이다. 서둘러 달렸다. 새 성전 입구에서 담소를 나누며 기다리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 내 아이들 다웠다. 군소리 하나 없이 넙죽 인사하는 아이들. “목사님은 들어가세요! 저희들이 다 부리고 문단속 잘 하고 갈께요!”. 이미 1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에서 도넛츠와 음료수를 사들고 건네주면서 “고마워! 수고해!”하며 돌아 나오는 내 가슴엔 어느 새 달달한 삶의 기쁨이 차오르고 있었다. 고단하지 않았다. 행복했다. 그 다음날 금요예배후 아이들은 두 번째 이사짐을 날랐고, 오늘 마지막 이삿짐을 날랐다. 마지막 정리까지 함께 해 주었다. “얘들아! 사랑해! 사랑한다!”.

영원영원 영육구원

지난 월요일 16일 아침 장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새 성전에서 사용하게 될 전화번호를 신청하려는 것이다. 전화를 받는 순간 떠오르는 세 가지 번호가 있었다. 끝자리 네 숫자를 0101이나 0691이나, 0191으로 받을 수 있을지 부탁을 드렸다. 그날 오후 지역 전화국 담당자와 20여분 동안 추적한 끝에 일반전화는 0101(영원영원)으로, 팩스번호는 0691(영육구원)으로 받을 수 있었단다. ‘영일영일’이 아니라 ‘영원영원’으로, ‘영육구일’이 아니라 ‘영육구원’즉 영과 육을 구원하는 일에 쓰임 받는 통신 시절이 되었으면 하고, ‘영원영원’토록, ‘영원영원’히 아버지의 나라에 들어가 함께 하는 일에 통로가 되어 지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작은 것 하나에도 마음을 써주신 아버지의 손길에 감사드리며, 그 설렘 가득한 얼굴빛으로 우리 모두 “수고하셨어요!”“사랑해요!”“감사한 하루!”“행복한 하루!”라 말하며 해오름의 아침을 맞고자 한다.

최순철 - 07/2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