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주는 새로움

해마다 맞는 봄이지만 봄은 언제나 마음에 따뜻함을 줍니다. 겨우내 움추렸던 몸도 절로 기지개를 켜게 됩니다. 며칠 전 얼마 후면 방학을 맞아 돌아오는 딸을 위해 방을 정리했습니다. 침대를 옮기고 오랫동안 손이 닫지 않던 곳에 먼지들. 별로 중요하지 않는 종이쪽지들, 그리고 값은 미흡하지만 버려지지 않는, 허리 굽혀 줍게 만드는 먼지 쌓인 미운 동전 페니들. 모처럼 만의 대청소를 하면서 마음까지 새로워졌습니다. 아이가 돌아와 쉴 자리를 손보면서 새로워진 자기 방을 보고 기뻐하는 얼굴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예전에 쓰던 방안 물건들을 쓸고 닦고 단지 새로운 자리를 따라 옮겨 놓았을 뿐입니다. 딸아이 방을 치우다 오빠 방까지 발칵 뒤집고 말았습니다. 긴 책상은 잘라서 침대가 들어가도록 맞추었고, 잘 키워진 자외선 차단식물 한 그루를 컴퓨터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아내의 친구가 이사를 가면서 준 하얀색 싱글침대도 잘 닦아 이리저리 옮겨 보다가 결국 적당한 곳에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봄이 주는 새로움에 감사합니다. 이 봄엔 늘 하던 대로 보다는 생각지 못한 일을 좀 해 보시면 어떨까요? 서랍장 깊이 묵어가는 빛바랜 주소록 펼쳐들고 기억 속에는 잊혀 졌으나 한때는 소중했던 사람이기에 받아쓴 이름과 전화번호들, 어쩌면 바뀌었을 법한 번호들이지만, 쓰여 진 이름의 잉크마저 번지고 퍼져버린 사람들이지만 반가운 이를 찾아 추적의 전화 한통은 어떨까요?  저녁한상 물리고 가정예배를 삼아 절전(?)도 할 겸 촛불하나 켜놓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에 과일 다과 나누면서 도란도란 추억의 이야기로 지나온 뒤안길을 되돌아봄은 어떨까요? 아니면, 가까운 공원에라도 한 가족 어울려 함께 걷는 은혜로운 산책은요? 한가한 소리지요! 하지만 이런 쉼의 시간이 있어야 그 다음이 시원스럽죠.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요.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느리지 않게, 조심스러우면서도 담대하게 내딛는 발걸음으로 주워진 삶의 현장에서 빛나게, 맛스럽게 살아보아요. 오늘은 이래도 내일은 보다 햇살 가득한 아침을 맞게 될 것입니다.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최순철 - 05/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