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밥상

지난 토요일 어느 권사님께서 세 개의 바구니나 되는 게를 준비해 주셨다. 처음에는 목장 모임을 위해 준비한 밥상이었지만 이 사람도 걸리고, 저 사람도 목에 걸리셨단다. 이윽고 좀 더 준비하셔서 원하는 성도들 모두를 초청하셨다. 여기에 잔치국수까지 곁들어 밥상을 차렸다. 나는 행복한 목회자이다. 성도들이 차려 놓은 밥상이 준비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그 속에 사랑이 흐르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음식 하나를 먹어도 누군가가 마음에 걸려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거룩한 짐이다. 친교실 테이블마다 가득 드러누운 게들을 보면서 눈으로 행복해 했고, 입으로 쫄깃하고 달달한 맛스러움을 입안 가득히 채웠다. 우연한 밥상 같지만 그 식탁에서 오가는 정은 분명 아름다운 결실을 예고하고 있다.

룻기성경에 보면 모압 여인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를 모시기 위해 이른 아침 이삭을 주우러 나가는 모습을 본다. 자신의 주린 배는 견디면 되었지만 어머니가 배고파 하는 것은 참을수 없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주린 배를 채워드리려 나아갔던 새벽녘에 룻은 보아스의 밭에 이르게 되었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하나님은 룻의 정성을 받으시고, 그 우연한 발걸음을 준비된 필연적인 만남의 길로 인도하셨던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정신이다. 언제나 부모를 공경하려는 충효정신. 손해를 볼지라도 다른 사람의 영혼이 그리스도께 가까워 질 수만 있다면 양보하며 유익되게 하려는 이타정신. 나보다도 남을 낫게 여기려는 십자가 정신이 바로 그리스도의 정신이다.

우연한 밥상을 받으며 함께 했던 우리 모두에게 사랑을 먹게 하시고, 행복을 나누게 하신 소중한 손길들에게 하늘의 밥상이 넘치시기를 기원한다.

최순철 - 09/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