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나의 남편은 1988년 10월 5일 새벽 약수터에 물을 뜨러 갔다가 뇌출혈에다 두개골 골절등 무려 열 네 군데나 충격을 받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식물인간이 될 확률 100%, 합병증이 생기면 100% 사망이라는 진단이었다. 산소 호흡기에 생명을 의지한 남편은 숨만 깔딱거릴 뿐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고난의 시작에 불과했다. 새벽 6시기상과 함께 가래를 받아 내고 두 번째 손가락으로 밤새 굳어져버린 대변을 후벼 파내야 했다. 아침과 오후 그리고 저녁 가기 휠체어에 태워 운동시키고, 쉬는 시간 없이 전신을 주물러야 했다. 남편이 예수 병원에 입원하던 날. 우연히 병원에 있는 교회를 찾게 되었다. 하나님을 의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성경을 읽어 나갔다. 찬송이 생각났다. 어릴 적 부흥회 때 많이 불렀던 찬송이었다.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 주 나를 박대하시면 나 어디 가리까

내 죄를 씻기 위하여 피 흘려 주시니 곧 회개하는 맘으로 주 앞에 옵니다

손들고 찬양하면서 울면서 부르고 또 부르면서 울었다. 마음에 평안이 깃들었다. 하지만 남편은 점점더 악화되어갔다. 합병증이 생기고 급성 폐렴으로 폐의 기능이 악화되었다. 위 아래로 피를 토하기 시작했고, 복수가 차올랐다. 의사들은 포기하기를 권했다. 시댁 식구들마저도 체념한 순간 나도 절망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의식 없는 남편과 대화를 나누며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편을 아기처럼 안고 뽀뽀도 수없이 했다. 그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여겼는데, 남편이 살아 있어 과부라는 소리는 안 들었는데… 아이들에게도 아빠가 있다는 긍지를 갖게 해주었는데… 이제는 정말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북 받쳐 오르는 설움을 견딜 수 없어 예배실로 뛰어 들어가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기도가 아니라 절규였다. 1994년 9월 10일 ‘아멘’이라는 실 날 같은 입술소리가 내 귀에 들려온 것이다. 실로 6년 만에 남편 의식이 돌아온 것이다. 의식을 되찾은 첫날, 첫 시간 그는 ‘아멘’이라는 소리로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남편의 입에서는 찬송이 흘러 나왔다. 전혀 알지못했던 찬송을 부르고 있었다.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집을 풀었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때마다 할렐루야!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가 제정한‘가족사랑’대상자로 첫 수상자 성정식자매의 간증-

최순철 - 01/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