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받아야 실전에 투입 된다

나는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처음 논산훈련소 30연대에 입소했을때가 생각난다.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징집된 동료들과 함께 훈련소 연병장으로 걸어가던 때. 빡빡이 머리로 서로를 멋쩍게 바라보면서 괜스레 우둘투둘한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로부터 6주동안 다양한 훈련들에 임해야 했다. 제식훈련, 집총훈련, 각개전투, 아군과 적군을 식별하는 요령, 무기 식별요령, 사격훈련, 산악행군, 완전군장꾸리는 법, 화생방훈련, 유격훈련 등. 짠밥도 생각난다. 식판과 숟가락에 얽힌 사연들도 많았다. 몰래 먹던 오뎅, 사제 고추장은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잘 하지도 못하면서 쉬고 싶은 마음에 미장이를 할 줄 안다고 손을 드는 동료들. 불려 나가 시범을 보이라고 했을 때 들통이 나서 군화발로 걷어차이며 멋쩍게 돌아오는 모습들도 다 미래의 인생살이를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6주를 지내고 자대 배치를 받으면서 훈련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자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기초훈련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 없었다. 모든 문제와 사역 앞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져 있었다. 아하 그래서 남자가 되려면 군대를 갔다 와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나는 홍천 제2야전수송교육대(12주간)를 거쳐 운정교육과 정비를 배우고 최전방 동해안 경비사령부 수색대대 운전병으로 배치되었다. 소형 엠블런스를 몰면서 자대배치 받은 병사들이 훈련받는 유격훈련장에서 사고자들을 후송하는 일을 맡았다. 저만치에서 밧줄을 오르고 내리는 올빼미들. 유격장에서는 모든 병사들을 ‘몇 번 올빼미’라고 불렀다. 군생활 이십여개월동안 비상사태도 경험했고, 수류탄도 던져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다가 군종병이 되었다. 22사단사령부 군종병. 기독교, 천주교, 불교를 한 건물에서 집회하게하는 육해공 전체를 통틀어 시범적으로 처음 실시되는 군종센터를 건립해서 근무하게 되었다. 내 주위에는 언제나 목사님도, 신부님도, 법사님도 함께 어울렸다. 어쩌다 식당에 가면 서로 식사 앞에서 감사하는 모습에 웃기도 많이 했었다. 지금와 생각하니 목회자의 길을 걸어야 할 나에게 그것마저도 하나님의 포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그때 그 시절에 받았던 훈련이 내 삶에 배어있다. 어떤 상황이 오면 습관처럼 본능적으로 훈련시 배웠던 지식들과 행동들이 반사적으로 나타났다. 그렇다. 틀림없다. 이것은 훈련의 효과이다. 그러므로 성도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말씀을 차곡차곡 배워야 한다. 기도 훈련과 봉사와 섬김의 기본적인 자세를 배워야 한다. 목장안에서 함께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성도간에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안하무인이 된다. 훈련받지 않으면 거목이 될 수 없다. 반석처럼 세워질 수 없다. 훈련을 받자. 그러기 위해서 배움의 자리에 나아오자. 내가 배워야 할 그 자리는 결코 양보하는 법이 없기를 바란다.

최순철 - 01/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