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파이프라인

2010년 8월 5일 칠레 산호세 광산 갱도가 무너지면서 70만 톤의 암석과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지하 700미터에 33명 모두가 갇히게 되었다. 그런데 69일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되었습니다. 이 기적의 시작은 작은 쪽지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암흑의 700m 지하공간에서 공포와 좌절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저들이 지상과의 연락이 되지 않았던 16일간의 매몰 초기에는 생존에 대한 공포가 제일 컸다고 한다. 가장 큰 두려움은 어둠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힘은 생존한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양식이 떨어졌고, 산소가 떨어져 갔다. 이런 절망적인 순간에 희망이 시작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은 지상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작은 파이프라인이 연결되면서였다.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먹을 것이 공급되고, 공기가 통하게 되고, 구조작전이 시작되었다는 희망의 쪽지가 전해지면서 갇힌 광부들에게 희망이 생겼다. 질서 있는 행동이 가능하였고 웃음을 잃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났다. 짤막한 쪽지의 글이 바로 생명의 빛이었다. 희망이 적힌 몇 마디의 글로도 33인의 생명을 거뜬히 살아나게 했다.
우리는 희망의 편지이다. 그리스도를 위한 생명의 글이다. 우리의 마음에 새겨진 복음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파이프라인이 되어 줄 것이다.
요즘 이 시대는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것만큼이나 암울한 현실이다. 전 세계가 총체적인 어움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희망은 없는가? 희망의 파이프라인은 없는가? 아니다. 희망의 파이프라인이 있다. 바로 저와 여러분이다. 하늘을 이어주신 십자가의 복음으로 이웃을 연결하는 희망의 파이프라인. 바로 사랑이다. 이웃을 위한 희생이다. 서로 덕을 보려한다면 기싸움에 등터지는 사람들의 신음소리만 난무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 덕을 주겠다고 한다면 평강이 넘치는 공동체가 되어 질 것이다.
지하 700m의 갱도에 갇힌 그들에게 희망의 파이프라인이 연결되지 않았다면 그래도 그들이 삶의 희망을 가지고 69일 동안을 생존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희망은 우리들 마음을 십자가에 두어야 한다. 거기서 날아드는 쪽지. 피 묻은 복음편지만이 유일한 희망이며, 영혼의 마지막 양식이다.

최순철 - 03/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