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그리고 기다림

기다림 중에는 설레임이 있는 기다림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기다림이 그렇습니다. 열 달 동안 아이를 품은 엄마의 기다림이 그렇습니다. 시집간 딸이 고향에 온다기에 아침부터 동네입구 정자나무 아래 서서 저만치 보이는 언덕을 응시하고 있는 아버지의 기다림이 그렇습니다. 삶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기다림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기다림 중에는 가슴이 아리는 기다림도 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아들을 위해 밤낮으로 문 열어 놓고 돌아올 날을 바라는 탕자의 아버지의 기다림이 그렇습니다. 어려운 일을 만난 사람이 그 시련의 한복판에서 힘겨운 시간이 지나가기 까지 견디어야 하는 기다림이 그렇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께서 정오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물고 피를 흘려가셨던 십자가상의 여섯시간. 십자가의 수난을 마치기까지의 기다림은 실로 뼈아픈 기다림이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예수께서 숨을 거두자마자 휘장을 찢어내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도 기다림의 아픔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식 후 첫날. 그리스도의 부활의 아침을 기다려온 기다림은 실로 설레임이 가득한 기다림이었습니다.

모세의 지팡이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능력이요, 그늘이요, 희망으로 다가왔지만, 애굽 백성들에게는 위협이요, 어둠이요,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붉은 바다가 우리에게는 생명의 길이 되어 줬지만 원수들에게는 죽음의 길이 되었습니다. 입곱 배나 뜨거워진 풀무불이 세 친구들에게는 생명의 공간이었지만, 어둠에 속한 사람에게는 죽음의 공간이었습니다. 부활의 영광을 드러낸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도 어떤 이들에게는 죽음이요, 영원한 이별이요 두려움이지만, 하나님을 신앙하는 성도들에게는 별세로 가는 영광의 문이요,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게 하고, 영원을 품고 마음에 천국을 이루게 하는 축복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하나님을 신앙하게 되었으니 이 세대와 오는 세대에 하늘의 평강이 흘러 넘치도록 하는 통로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2013년 행복한 부활의 날이 되세요! 샬롬!

최순철 - 03/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