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며 나오려다 흔들며 나왔습니다!

켈리포니아주 수도 Sacramento. 2013년 10월 27일. 오전 10시. 내가 오상훈 집사님을 처음 만난 시간이다. 하루에 위스키 반병에서 소주 다섯 병. 48년을 술과 더불어 살아온 인생이었던 사람. 1년 365일 하루도 쉼 없이 술과 더불어 취객으로 찌든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도 학창시절은 전교 1등을 놓쳐 본적이 없었던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이었다. 주일학교 시절 말썽을 피우다 받은 벌이 교회 종지기였단다. 집앞 언덕위에 위치한 교회는 백이십 개의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어느 날 밤 예배를 알리는 종을 치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데 어두운 밤 하늘로 부터 쏟아지는 영명한 빛을 보았다. 소년은 그 빛이 무엇이었는지 48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소년은 청년이 되어가면서 교회로부터 멀어져갔다. 삶이 병들어가는 줄 모른 채 그렇게 술 속에 빠져 들었다. 총명하고 명철했던 두뇌는 쇠하여져 갔다. 한국 내 유수한 기업과 무역을 해오던 그는 큰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하고 귀가하던 길. Sacramento 도시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 벗어나 벼랑으로 굴르고 말았다. 안전벨트를 풀어놓은 채로 운전했던 그는 차창 밖 저만치로 팽개쳐졌다. 목뼈가 부서진 그는 코마상태에 빠졌다. 코마 속에서 그는 하나님의 세계를 보았다. 그는 분명 코마상태였다. 그런데 그 상태에서 자신을 찾은 병문안자들의 옷차림과 색깔을, 그리고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들을 모두 기억했다. 코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 마음으로는 춤을 추고 있었다. 그가 만난 영의 세계. 지난 날. 아버지를 떠나 살면서 순간순간 돌아가야할 영의 고향이 그립더니만 결국 부서진 몸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래도 좋았던 것이다. 내가 만났던 그날 오성훈 집사님은 웃고 있었다. 해맑은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춤을 추며 나가려 했지만 흔들며 나왔습니다!” 부서진 목뼈로 전신이 마비되어야 할 그가 지금 내 앞에 서서 전신을 흔들 다가왔다. 그의 흔드는 모습 마져 순전함이 묻어났다. 흔들리는 몸으로 그는 오늘도 새벽을 깨우고 있다. 새벽성전을 향해 전신을 흔들며 걸어간다. 어린 시절 교회 종을 치기위해 오르던 계단이 생각난단다.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가 술을 끊으면서 그 도시에서는 술집이 사라졌다. 이제는 자신의 발걸음으로 걸어 성전을 향한다.  비록 흔들며 걷는 모습이지만, 그는 행복하다. 오성훈 집사님 그분은 아마 지금 이 순간도 웃고 있을 것이다. (2013년 10월. 세크라멘토한빛장로교회 부흥회에서 만난 사람)

최순철 - 11/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