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된 선채 안으로 다시 들어간 영웅들

 

부활의 아침이다. 만물이 소생하고 인간의 영혼에 생기가 불어오는 희망찬 아침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아침은 무거움이다. 청해진 해운 소속 6825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오전 8시 55분. 승선인원 476명을 태운채 진도 앞바다에 침몰. 아직도 진도 앞 바다 속에 잠겨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어느 후미진 곳에서 시시각각으로 밀려드는 죽음의 공포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아들과 딸들 그리고 노인들. 두려움에 사로잡혀 숨을 몰아쉬고 있을 저들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어쩌다가 이런 참사가 벌어졌단 말인가?

2012년 일본‘마루에 페리사’로부터 배를 들여온 뒤 객실 증축을 통해 승선 정원을 804명에서 921명으로, 무게는 6586t에서 6825t으로 늘렸다고 한다. 최소 1개 층의 수직 증축이 이뤄져 배 균형을 잡아주는 흘수선이 높아지고 방향 복원력이 취약해졌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에 대하여 임긍규 목포해양대 해양운송시스템학부 교수는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인한 외방경사(선체가 회전하면서 반대 방향으로 기우는 현상)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무리한 선박 개조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원칙을 벗어난 사소한 욕심이 이런 참변을 가져온 것이다.

사고 발생 후 30분. 충분히 빠져 나올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구조된 사람들에 의하면 선채가 기울어지는 쪽에서 객실 안에서 창문 밖으로 다가오는 바닷물을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탈출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선채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밖을 볼 수 없는 밀폐된 공간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선장이 배와 승선한 사람들을 버리고 자신이 먼저 탈출해 버렸다는 것이다.

사고 직후 선내 방송으로 흘러나오는 내용은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 가만히 계십시오!”. 배가 더 쏠릴 위험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3800톤급 선체가 기울만큼 넘어간 상태라면 사람 몇 백 명이 움직인다고 덜 기울어졌을까? 이는 사고 대처 능력이 무지했다는 것이다. 선장은 실로 아마추어였다. 프로가 아니었다. 프로는 자신은 죽을지언정 최후의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프로는 따로 있었다. 침몰되어가는 선채, 기울어져가는 선채안으로 물들이 물려 들고 있음을 보면서도 다시 들어간 사람들이다. 제자들이 안에 있다며 구해낸 제자들을 뒤로 한 채 다시 들어간 사람. 단원고 최혜정 교사. 지난해 동국대 역사교육학과를 수석 졸업한 고 최혜정 교사는 4학년 재학 중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단원고에는 지난해 3월 발령받아 2학년 9반 담임으로 재직 중이었다. 최교사는 제자들을 구해내다 끝내 숨을 거두었다. 그 외에도 무명의 프로들은 더 있다. 그리고 더 생겨날 것이다. 다만 살아서 보고 싶을 뿐이다. 살아서 만나기를. 영웅들이여! 그리고 하늘나라에 거룩한 영웅들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를 기도한다.

 

최순철 - 04/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