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19주년 기념사

초심

“로뎀”의 그늘을 만들어 주신 그분의 초청에 일꾼으로 부르셨던 그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3년만이라도 견딜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두려웠습니다.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 쉬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저했습니다. 망설였습니다. 결단을 내리기가 결코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저의 등을 떠밀면서 까지 함께 가자고 하셨습니다.

 

오늘

눈물로 시작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운전할 수 없을 만큼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토록 울게 하신 그 울음 속에 지나간 19년의 세월이 담겼습니다. 기뻐 울고, 감사해 울고, 은혜로워 울고, 행복해 울었습니다. 그리고 아파 울고, 부끄러워 울고, 실패감에 울고, 절망감에 울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눈물은 귀했습니다. 울면서 몸부림 쳤던 것만큼 오늘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오늘은 바로 “로뎀”이요, “로뎀”의 그늘을 위해 함께 한 바로 여러분이 저의 오늘입니다. 지나온 세월을 거울삼아 다가올 10년을 잘 해보렵니다.

 

사랑의 물지게

자식의 공부를 위해 새벽마다 우물을 찾았던 북청 물장수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찬바람 부는 서울의 새벽을 깨우는 북청인의 삐걱거리는 물지게소리. 고향을 뒤로하고 타향살이를 살아가는 가슴이 춥고 마음이 시린 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춥고 시린 현실을 따뜻하게 극복하는 꿈이 있었습니다. 미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녀를 향한 무한한 사랑이었습니다. 동네 우물에서 시린 손 불어가며 물 길러 날랐던 북청 아버지처럼 이젠 우리가 세상속에 남겨진 영적 자녀들을 위해 사랑의 물지게를 져야 할 시간임을 고백합니다.

 

잊혀진 동네우물이 아니라, 영원히 목마름이 없는 신령한 생수. 십자가의 우물을 찾아 물을 길으러 갑니다. 한번 뿐인 인생에 다부진 각오로 물지게를 지고 새벽을 깨우고 싶습니다. 다가올 10년의 세월을 살아감에 지치지 않는 은혜와 영성으로 여러분들의 가슴에 경건한 뜻을 따라 꿈의 깃발을 꽂아 드리렵니다. 그리고 그곳에 이렇게 써 넣으렵니다. “하늘나라 물장수”.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한복음 4장 14절)

최순철 - 06/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