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

지난 목요일 저녁 무렵.
평신도 청년 딸 고은이와 목사인 아버지와 설전(?)…
말의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주제는 낚시였습니다.
지난 월요일 노동절 새벽 Point Lookout State Park에 낚시 다녀 온 뒤 드린 기도편지

노동절 연휴로 한산했던 고속도로를 달려 저녁 8시경 낚시터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할 무렵 확트인 시야
석양에 진 노을에 마음도 몸도 치유되는 듯 좋았습니다.
옷자락 펄럭이는 바닷바람 맞으며 두 대의 낚시대를 드리웠었죠.
치킨도 달걀도 컵라면도 먹고 먹고 또 먹었습니다.
고기는요? 물론 못잡았습니다.
베드로처럼 밤이 맞도록 낚시대를 던졌지만, 애꿎은 낚시줄만 여덟 번 끊기구 고기들에 외면당했지요!

새벽 2시 경. 짐 챙겨 돌아오는 길에 운전하는 고은이에게 말했습니다.
‘고은아! 낚시 허가증이 1주일 기한이니까 이번 주에 한 번 더 올까?’
그렇게 해서 나온 말이 시작이었습니다.
아버지는‘낚시 가자!’였고, 딸은‘아빠 내일 새벽예배 설교 없어요?’였습니다.
아버지는‘아빠없어도 새벽에 오시는 장로님들이 계시니까 알아서 하실거야!’였고. 딸은 ‘그래도 그건 아니지요!’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그럼 8시부터 11시까지만 하고 올까’였고, 딸은‘그래도 그럼 안되지요!’였습니다.
딸은 평신도 청년! 아버지는 그 딸의 담임목사!
아니 글쎄 그렇게 한 5분 정도 옥신각신 했습니다.
아버지는 투덜투덜… 궁시렁 궁시렁… 삐지고 말았고,
딸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불편한 얼굴로 자기 방 2층으로…
15분쯤 깊은 침묵이 흐른 뒤!
아버지는‘고은아!’사뭇 고조된 음성으로 딸을 부릅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마음 불편함이 계단 내려오는 발소리에 배어 있습니다. ‘왜요!’
서재 문이 열리더니 빼꼼히 얼굴을 내민 딸!
이리와 봐요! 마지못해 다가오는 딸에게‘여기 앉아봐요!’라며 아버진 다 큰 딸에게 오른 무릎을 내주었습니다. 딸은 무릎에 앉으면서 씨~익 웃으며 아버지를 안아주었습니다. ‘딸 사랑해!’‘I love you too!’
낚시요? 못갔지요! ㅎㅎㅎ

최순철 - 09/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