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14.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

요한복음 13:13-14

 

저는 최근 고등학교 3학년 1반 친구들과 카톡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몇 년 전 고등학교 졸업 30주년을 맞아 은사님들을 모시고 기념 행사를 가졌다 합니다. 미국에 있었던 저는 연락을 받지 못해 참석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대부분 반백년을 훌쩍 넘어 육순을 바라보는 나이들이 되었습니다. 최근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조문을 안내하는 카톡 편지를 받았습니다. 친구들 서로 일정을 조정하고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들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찾아오고 갑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자니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저도 가까이에 있는 듯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먼 길을 마다 않고 친구의 슬픔을 함께 하는 내 친구들.. 우리 서로 목숨을 내줄만한 일들이 일어나서도 안되겠지만, 목숨을 양도할 만큼 소중한 느낌이 있는 건 맞다 여겨집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30년, 거의 이산가족 상봉의 수준입니다. 삶의 현장은 달라도 자람의 뿌리가 한 학교 같은 반 3년 친구라는 정체성이 남다릅니다.

예수님께서 3년 동안 제자들과 함께 먹고 자고 했던 관계는 서로를 돈독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저희 고교시절 역시 3년 동안 한 기숙사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한 학년이 540명으로 저희가 1기생이었으니,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는 시간이었습니다.

군대에서나 있을법한 입초..동초..얼차려..3보 이상 구보..직각 보행..해군사관학교에 준하는 제식훈련..시가지 행진..독수리 휘장..예비역 해군제독 교장선생님..토요 외출 혹은 외박..점호와 정해진 저녁 10시 취침 ..아침 6시 기상..정해진 삼시 새끼 식사시간 등등.. 그렇게 2년반 3년을 함께 먹고 잤으니..여느 고등학교 동창들보다는 남다른 우정을 지닌 우리인거 맞습니다. 기도편지를 함께 나누면서 그동안 못다 나눈 우정을 주고받습니다. 30년 만에 만났으나 거침없이 반말을 합니다. 속을 내어 드러내도 편안합니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 얼마나 행복합니다.

 

저에겐 우정보다 더 진한 열정으로 하나된 친구들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늘 마음에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저는 오늘도 이 친구들이 있기에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친구들은 바로 여러분!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

 

최순철 - 08/2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