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나 아름다운 소리

 

시내 산에서 말하던 그 천사와 우리 조상들과 함께 광야 교회에 있었고 또 살아 있는 말씀을 받아 우리에게 주던 자가 이 사람이라(행7:37-38)

백성들은 몰랐다. 홍해의 물벽 사이로 걷는 신비로운 체험 너머에 험난한 광야 길이 열리고 있음을..백성들은 몰랐다. 하나님을 따르는 길이라도 마라의 쓴물을 만나게 될 것을..백성들은 몰랐다. 모세를 따르는 길이라도 굶주리고 목마른 현실에 처하게 될 것을..

그러나 후에는 알게 되었다. 물벽 사이로 걸어가며 구름기둥 아래 머물러 살아간 것이 세례의 길목이었음을..지팡이로 쳤던 므리바 반석이 예수 그리스도요 흘러나온 생수가 보혈이었음을..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오리라 하신 성령이었음을..

 

교회의 지체로서 삶은 광야의 삶이다. 광야의 삶은 푸른 잔디가 펼쳐지고 드러누워 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바람에 흙먼지가 흩날리고 가시덤불이 나뒹구는 삭막한 곳이다. 광야의 찬바람 살갗을 에는 듯 속살 깊은 곳까지 파고들고, 걱정과 괴로움이 염려스러움과 고생스러움이 수시로 나부끼는 곳이다.

앞으로 가고자 내다보아도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삭막한 광야처럼, 뒤로 돌아갈 수도 옆으로 빠져 나갈 수도 없는 현실을 만난다.

그런데 오늘 우리 마음 들려오는 조용한 소리 세미한 소리 아름다운 소리가 있다. 새벽이슬처럼 조용히 진영에 하얗게 쌓여가는 만나 내려앉는 소리..하늘을 날며 모여드는 메추라기들의 날개 소리..조용한 밤하늘 불 지펴 밝히시는 아버지의 숨결소리..낮 하늘 햇살을 피하도록 하늘 구름 몰아 시원한 그늘 만드시느라 흘러내리는 땀방울 소리.. 한주간의 삶 가운데서 우리가 만나게 될 한 사람을 위해 평안한 쉼, 영원한 영광, 돌아갈 내 고향 하늘나라 바라보며 흘러내리는 눈물 소리..이런 아름다운 소리들이 어우러져 우리의 삶의 노래 소리 되기를 기도한다.

이 고난 인내로 그 너머에, 이 관계 용서로 그 너머에, 이 기도 끈기로 그 너머에 주께서 예비하신 그 약속을 바라보며 돌아갈 고향을 향하여 한 걸음 더 내디뎌 간다. 아름다운 소리와 함께..

 

최순철 - 09/2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