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평화

평화라는 주제로 그려진 한 화가의 두 그림이 있습니다.

하나의 그림은 황혼녘 그윽한 호숫가에 작은 배 하나가 띄워져 있고, 그 배에는 사랑을 속삭이는 청춘 남녀가 잔잔한 물살을 일으키며 한가로이 노를 젖고 있습니다. 그 곁엔 청동오리 한 쌍을 따라 새끼 오리 일곱 마리가 헤엄을 치며 따릅니다. 석양에 비친 햇살은 참 따뜻한 느낌의 그림이었습니다.

다른 하나의 그림은 숲이 우거진 깊은 산속 폭포 물줄기가 쏟아져 내립니다. 바닥에 떨어지며 공기를 가르고 나뭇가지를 스치며 떨어지는 물소리는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들을 마저 다 삼켜버릴 듯 시끄럽게 들려옵니다. 부딪치며 일으키는 물보라는 햇살에 비치어 무지개를 펼쳐 보이고, 초목들의 잎새는 촉촉한 물기를 입히고, 풀벌레들의 날개에 이슬을 묻혀 시원함을 더합니다. 그 곁엔 태고 적부터 자라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자작나무 가지들이 춤을 춥니다. 그 위에선 물새 한 쌍이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이 가지로 저 가지로 이리 저리 날아다니며 노래합니다.

 

두 그림 중 어느 것이 진정한 평화로움을 나타내는 그림일까요?

후미진 자연의 깊음 속에서 묵묵히 유유히 흘러내리는 폭포. 그 폭포의 시끄러움 곁에서 조차 노래하는 물새 한 쌍의 그림입니다.

호수가의 잔잔함은 언제 불어올지 모를 세찬 바람결에 출렁일 것입니다. 노 젖는 남녀의 속삭임은 언제 내릴지 모를 작은 빗줄기에도 멈출 것입니다. 황혼녘의 아름다움 역시 해가지고 어둠이 드리우면 곧 사라질 것입니다.

물론 내일이 다시 오지만 내일이 햇살일지 내일이 먹구름일지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현실이기에 진정 평화라 할 수 없겠습니다.

 

아버지의 평화는 십자가 같은 고난 속에서도, 군중들의 시끄러운 조롱 속에서도, 주리고 목마른 환경 속에서도, 머리 둘 곳 없는 고독한 상황속에서도, 아버지를 찬양할 수 있는, 아버지를 기뻐할 수 있는, 아버지의 선하심을 감사할 수 있는 그런 평화입니다. 이런 하나님 나라로부터 내려오는 평화로 가득한 삶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최순철 - 11/13/16